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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부락끼리 묶어 공부하다보면 멘붕 옵니다
    영어, 가깝고도 먼 그대여/소소한 공부 전략 2021. 9. 1. 22:25

    안녕하세요, 랭마스터입니다.

     

    예전부터 갖고 있던 의문이었는데 공부하면서 깨닫게 된 터라 공유해 봅니다.

     

    이 주제를 가진 논문도 상당히 많은데 지금 학술근거 까지 따지기엔 너무 글이 길어질 거 같아서 간추려서 말해볼게요.

    여기서 제가 뜻하는 같은 부락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같은 카테고리 (과일, 색깔 등), 그리고 또 하나는 비슷한 표현 (예로, 000을 표현하는 다섯가지 방법)입니다.

     

    사실 의아한 주장입니다. 우리는 단어장을 가지고 쭉쭉 나열해서 외우고 또 배워왔기 때문에 '그럼 어떻게 공부하라고?'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많은 교과서와 언어책들이 같은 부락 전략을 쓰고 있어요. 교과서란 모름지기 학계에서 알아주는 박사들과 현직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여서 만드는 책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이 주장이 헷갈리는 건 당연합니다.

     

    교과서가 왜 그렇게 만들어지는지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렇게 해야 만들기가 쉽고 많은 단어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만드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 편하라고 있는 틀입니다.

    반대로 배우는 사람이 쉽게 만들려면 너무 예문이 많이 필요하고 내용을 구상하는 게 매우 어려워지죠. 예문이란 건 나와 관련 있어야 학습이 효과적인데 대상자들이 불특정 다수니까 현실적이지도 않고요. 그건 교과서가 가진 사회적 보편성의 한계이지 교과서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ㅎㅎ (여러분 교과서 집필하는 분들은 사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브레인이에요 ^^)

     

    원래 얘기로 돌아와서,

    1. 왜 같은 카테고리끼리 묶으면 멘붕인가?

    그것은 당연하게도 분류가 너무 비슷해서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6개 이하면 그래도 괜찮은데, 많은 단어를 이 전략으로 외우면 알던 것도 모르게 되는 방대한 정보 홍수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가 과일이나 색깔을 배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단계 단계 배웠잖아요? 외래어라 비슷한 말도 많고요 (바나나, 멜론, 두리안, 망고, 핑크, 네이비 등등). 하지만 다 처음 접하는 단어라고 생각했을 때 헷갈릴 수 밖에 없다는 데 동의하실거에요.

     

    그리고 이렇게 배워봤자 실상 대화에서 쓰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우리가 과일만 떼어놓고 말하는 경우가 없잖아요? 보통 과일을 얘기하는 맥락은 좋아하는 과일을 얘기하거나 어디서 좀 갖다 달라거나 마트에서 찾거나..그런 사회적인 맥락들이 있습니다. 이것들과 같이 배워야만 실질적으로 써먹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같은 카테고리만 추려서 단어장에 넣고 외우는 건 벼락치기 시험공부할 때만 잠깐 쓰고 다른 때는 쓰지 않도록 해요~

     

    그럼 다음.

    2. 왜 비슷한 표현을 공부하면 멘붕인가?

    비슷한 표현의 경우 유투브나 블로그에서 많이들 그렇게 가르치십니다. 보다 보면 저도 몰랐던 표현들이 많아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ㅎㅎ

    이건 사실 틀렸다기 보다는 배우는 사람이 본인 상황에 맞게 걸러야 할 때가 많아 학습효과가 극단적으로 갈려서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봤습니다.

    여러가지 표현을 배우면 반드시 그 표현들끼리 섞어서 쓰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I caught a cold / I got sick / I didn't feel well. 요 세가지를 어디서 한꺼번에 배웠다고 쳐볼게요. 구체성에서 갈릴 뿐 비슷한 표현이고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다 섞여서 I caught sick가 되거나 I didn't feel a cold가 돼버릴 수 있어요. 둘 다 의미는 전달되지만 맞는 말은 아닌 게 됩니다. 두번째 문장에서 a 가 빠지면 심지어 전혀 다른 뜻이 되지요.

     

    언제 비슷한 표현을 배우면 좋은지는 학습자 본인이 가장 잘 압니다. 저의 조언을 첨언하자면 다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데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을 때, 그리고 각기 따로 쓸 수 있는데 각각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고자 할 때 정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한가지 위로되는 말씀을 드리자면, 배우는 방식 때문에 12년 + 알파 기간의 공부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잘 안되는 것이지, 개인 능력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는 걸 유념하시면 평상시에 더 행복해집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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